바비인형을 좋아하는 초등학생 딸
마트에 가면 바비인형 옷 구입하느라
안 그래도 얇았던 지갑이 더 얇아졌었는데
바비인형 많이 만지다 보니 옷을 직접 만드네요.
빨강색으로 상의 탑브라와
검정색 미니스커트
겨울왕국의 안나에게는 파랑색
미니스커트를 만들어 주었네요.
실생활에서는 입을 수 없는
핑크색 탑 미니 블라우스와
짧은 하의까지 모두 아이의 솜씨
그런데 더욱 신기했던 건 이 모든 것이
풍선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스케치해서 자른 것이 아니라
아이 혼자 풍선을 자르고 입히면서
바비인형 옷을 만들었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너무 황당하기도 하고
머리속이 복잡했지만
상상력만은 칭찬해 주고 싶었어요.
풍선을 이리저리 잘라서
옷을 만드는데 풍선하나 버리지 않고
풍선조각 하나도 다 활용하는데
옆에서 아이가 만드는거 보는데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풍선 꼬다리로 발토시까지
발토시라고 생각했지만
나팔바지가 되더라구요.
다양한 색상의 풍선을 자르면서
온 집안이 난장판이 되어가지만
아이에게는 상상력 발휘의 시간
풍선 하나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자르고 오리고 끼우고
바비인형을 좋아하는 만큼
모델에게 예쁜 옷을 입히려는 디자이너의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이 시간을 즐기더라구요.
아이가 풍선으로 바비인형 옷을 만든 것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옷인데
상의는 녹색, 하의는 연두색
색상 선택도 잘 했지만
바비인형의 몸에 가장 맞게 잘라서
입혔는데 바비인형의 미소와도 어울리고
옷도 예쁘게 만들었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아이가 만든 바비인형 옷을 입힌
인형들을 패션쇼 무대에 올려놓았는데
풍선으로 만든 옷을 입은 바비인형들
허접해도 잘 어울리지 않나요?
바비인형으로 그냥 노는 줄만 알았는데
아이들도 뭔가 한가지를 좋아하면
뭔가 기발한 상상력이 나오는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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